<답사> 최인아 책방

배움의 행복

<답사> 최인아 책방

notsun 2019. 10. 11. 01:00

책방의 안방 마님 최인아 선생님을 알게 된 것은 사실 유튜브로 최진석 교수님 강의를 유튜브로 찾아보게 되다가 최진석 교수님을 알게 되고 매력을 느끼게 되어 교수님 강의를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 옆에 계시는 또 한분....  바로 최인아 선생님이신데요

사실 처음 이 영상을 볼 때에는 보통 사회를 보시는 분과 달리 외모나 옷차림이 상당히 일반적이셔서 처음엔  "뭐하는 사람이야?" 라이나생명 직원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교수님 말씀 중간중간마다 질문을 던지거나 교수님 강의를 쉽게 정리하시는 것을 보고 내공이 엄청나신 분이다. 그리고 목소리도 아나운서 수준의 지적인 음성까지...

그래서 이 영상을 다 보고나서 이 분이 도대체 누구신지 추적의 추적(?)을 했습니다.

 

출처: 라이나생명 '성어지수' 유튜브 동영상 캡처

"유명한 카피라이터 "

그녀는 삼성그룹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에서 부사장까지 역임하신 분이고 그 이전에는 카피라이터로 이름을 날리신 분이었습니다.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는 그 유명한 광고 카피를 만들어내신 분입니다. 아직도 그 카피는 동일 브랜드에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한눈에 알아볼 수밖에 없는 분이셨습니다.

출처:베스띠벨리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캠페인 영상 캡처

 

 그분이 강연하신 몇개의 동영상도 찾아보면서 선생님이 걸어오신 길과 살아오면서 고민했던 이야기를 알 수 있었습니다. 더욱 공감이 가는 부분은 보통의 많은 강연자들이 공부만을 해오고 이론으로만 무장이 되어있는 교수님이나 학자 분들이 많으신데 최인아 선생님은 직장인의 막내부터 시작해서 저 위치까지 오르신 분이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좌절. 실패도 맛보셨기 때문에 말씀 하나하나가 더 공감이 갔습니다.

 일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더 치열하게 살아왔고 그러면서 본인이 하는 일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많은 고민을 해 왔다고 합니다. 카피라이터로서 광고를 다루는 지식산업은 궁극적으로 브랜드를 다루는 일이라고 의미와 재미를 부여하며 살아왔고 대기업의 임원까지 오르게 되었습니다.

 

"책방 안방마님"

 은퇴를  '늙는다'는 것이 무엇인지와 다음의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1) 내가 언제 즐거워 하고 무엇을 좋아하는가?

2)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3)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그래서 나온 결론이 '책방'입니다. 생각이 힘인 시대에 책이 힘을 믿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언제 책을 살까? 하는 질문에 내가 고민이 많고 무엇인가 필요할 때 책을 산다는 것을 생각하고 거기에 맞는 서점이 아닌 책방을 만든 것입니다.

책방 전경

그래서 이번에 아이들과 선정릉을 가다가 '최인아 책방'에 들렀습니다.

사실 가기전에 요새는 대형 서점도 문을 닫는 형국인데 강남 한복판이라 분명 임대료도 비쌀 텐데 이런 곳에서 책 몇 권 팔아서 운영이 될까 하는 의문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건물 외관이나 사인물들이 분명 일반 서점하고는 달랐습니다.

건물 옆 책방으로 들어가는 초입부터 붉은색 벽돌조 건물과 잘 어울리는 디자인 대문과 바닥은 나무데크로 되어 있어 역시~라는 감탄이 나도 모르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바로 길 건너 선릉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는 듯합니다.

2층 혼자의 서재

 책방은 2~3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층은 혼자만의 공간에서 책을 읽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당연히 아무나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출입구만 찍었습니다.

 

 

 

 책방을 서점과 차별화하기 위한 콘셉트는 책방에 와야 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나는 오늘 교보문고에 다녀왔다."라고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오늘 최인아 책방에 다녀왔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는 점에서 공간기획을 정말 철저하게 한 것 같습니다.

3층의 책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정면에서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높은 층고에 설치되어 있는 서가인데요...  보이는 사다리는 직원분이 이용하겠지만 손님 중에 한 분이 이용해서 약간 높은 곳의 책을 꺼내기도 했습니다.

우측의 출입구가 보이고요 들어오면 우측에 서가 상부를 복층으로 만들어 책을 들고 올라가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물론 구입한 책만 가지고 올라갈 수 있습니다.

선생님이 어디선가 이야기하신 서점과 살롱 사이의 공간을 재현해 보려 한 노력이 느껴질 수 있었습니다.

"아는 것이 힘인 시대로부터 생각하는 것이 힘인 시대로..." 

디지털 시대에 오프라인 책방에 와야 할 이유를 찾게 해주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인 듯합니다. 인간은 체험을 우선으로 하는 동물이라는 점에서 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는 시대와 모순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이 책방에 와서 우하하고 지적이고 충만한 시간을 보내며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어떤 질문을 품고 생각하며 살아가는지에 대해 묻고 있고 그 실마리를 여기에서 찾아보라는 메시지입니다.

 인생의 선. 후배들이 읽고 도움받았던 책을 추천받아 고민하는 주제별로 분류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각 책마다 추천자의 이름과 이유가 적힌 메모가 끼워져 있습니다. 대학시절 선배들에게서 물려받은 책에서 선배가 밑줄 그어진 부분을 보면서 "왜 선배는 여기에 밑줄도 모자라 별표까지 처 놓았을까?" 하며 선배의 고민과 해답을 찾아보려 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이렇게 책을 통해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인생의 고민을 같이 하고 그 해답을 같이 찾아보는 기회를 여기서 부여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책방에서는 이렇게 저자와 대화할 수 있는 기회도 있고 책뿐만 아니라 각종 공연도 한다는 포스터를 보았습니다. 공연은 어디서 하냐고요?  바로 옥상 루프탑 콘서트장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그렇게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삭막한 도심의 빌딩 숲에서 멋진 조명과 울려 퍼질 음악이 사람들에게 여유와 생각할 시간을 잠시나마 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같이 간 아이들을 위해 나오는 길에 아이들을 위한 '엉덩이 탐정'시리즈 한권 사서 나왔네요.

 더울 이런 작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주변에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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