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오'라는 사람이 '연숙'에게 말했다.
접여라는 사람에게 말을 들으니 황당무개하더라
대이부당
<大而不堂>
"말이 커서 맞는 곳이 없다"
왕이불반
<往而不反>
"말이 가서 돌아오지 않는다."
(논리가 없다)
'신인'이라는 사람의
피부는 얼음이나 눈처럼 희고
그 몸은 처녀처럼 부드러우며
(수련이 잘 되어 있다.)
곡식을 먹지 않고, 바람과 이슬을 마시며
구름을 타고 용을 몰면서
천지 밖에서 노니네...
그런데 이 사람은 한 곳에 정신이 집중되면
모든 것이 병들지 않고
곡식도 잘 익는다네...
그러자 연숙이 말하기를
" 몸에만 장님이 있고 귀머거리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앎의 영역에도 장님과 귀머거리가 있구나..."
"신인이 무엇하려 천하를 위해
애써 수고하려 하겠느냐?"
이런 신인은 밖의 사물에 대해 피해를 입는 일이 없고
홍수가 나서 물이 하늘까지 닿아도 빠지는 일이 없고
큰 가뭄으로 금속과 암석이 녹아 흘러
대지나 산자락이 타도 뜨거운 줄 모른다.
신인은 그(其) 몸의 흙먼지(塵垢), 비강(粃糠)을 가지고도
인류역사에 가장 훌륭한 왕인 '요순'도 만들 수 있는데
뭐하려고 천하를 위해 덤비겠는가?
신인은 세상 일은 관심도 두지 않고
천지 밖에서 노닐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철학에서 '천하'를 무엇으로 보고 있는가?
천하는 이념이나 신념의 결합체로 보고있다.
'명(名)'의 상태가 제일 크게 된 것을
'천하'로 보고 있다.
그(其) 몸의 흙먼지(진구.塵垢), 비강(粃糠)가
사소할 지 모르지만
그 사람에게는 덕(德)이다.
진구, 비강은 덕의 은유적 표현인 것이다.
이 덕이 있으면 '요순'도 만들어 낼 수 있고,
장자는 이 세계를 어떻게 다스려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세계 속에서 인간의 삶은 어떠해야 하며
그 삶의 태도를 가지고 '절대 자유'와 '보편적 성취'를
이룰 수 있을까를 고민한 사람이다.
나의 덕<그(其) 몸의 흙먼지(塵垢), 비강(粃糠)>에
집중에서 살게 되면 절대 자유를 가질 수 있다.
어떻게 요순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예술의 핵심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고유함'이다.
그 고유함으로 의외적인 사건을 일으키는 것
이 것이 가장 기본적인 정신이다.
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기독교(불교)
'예수(부처)' 혼자 만들었다.
혼자는 진구, 비강이지만
그 사소하고 쓰잘데기 없는 진구, 비강으로
시작해서 '요순'을 만들어 낸다.
우리 사회는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무엇을 하고 싶은데 '사회'가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기 전에
무엇인가 해 보고 해야한다.
이런 말을 한 사람들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자기한테 있는 자기 만의 문제, 고유함, 호기심, 궁금증
이것이 진구, 비강으로 보이나
이미 짜여진 천하를 무마시키고
새로운 요순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삶의 비밀'은 궁극적으로 자기에게 있다.
이를 철저히 아는 사람들이
피부는 얼음이나 눈처럼 희고
그 몸은 처녀처럼 부드러우며
(수련이 잘 되어 있다.)
곡식을 먹지 않고, 바람과 이슬을 마시며
구름을 타고 용을 몰면서
천지 밖에서 노니네...
(이 세계를 지배하고 새로운 생산성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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