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부산 감천문화마을 야경 버젼_ 야간 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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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부산 감천문화마을 야경 버젼_ 야간 답사.

notsun 2019. 11. 9. 15:22

 

 도시의 대표적인 명소를 발굴해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외부인들에게도 문화적인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곳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입니다.

 

각종 블로그나 카페에 답사후기들이 많이 올라와 있는데,

주말에는 방문객이 너무 많아

평일 방문을 추천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정말 '핫 스팟'이구나하고 실감하는 사진들도 많이 올라와

있어 부산 감천문화마을 소개 홈페이지

(https://www.gamcheon.or.kr)

방문했는데 바탕화면에 눈에 띄는 사진 한 장이 띄었습니다.

 

출처: 감천문화마을 홈페이지

주경도 멋있지만 야경은 어린시절 어느 동네나 느낄 수

있었던 그런 감성을 자극하는 사진이었습니다.

오밀조밀 규칙없이 서로 등을 기대고 서 있지만 그래서

더욱 자연스럽고, 정이 넘치는 골목길과 집집마다

창문 사이로 새어 나오는 TV와 라이도 소리

때로는 아이들의 울음소리까지....

그래 야경을 보러가자~

 

주말에는 더욱 갈 수 있는 기회가 적고 하던 차에

1박 2일 부산 출장의 기회가...

물론 부산 사상터미널에 도착하니 시간이 5시 정도였고,

내일은 오전부터 회의에 오후에는 곧장 서울로

복귀해야 할 거 같아 부산 감천문화마을로 출발했습니다.

 

감천문화마을은 1950년대 6.25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하나둘씩 모여 살기 시작한 곳으로 '태극도'를 믿는 사람이

마을 구성원인 '신앙촌'이기 합니다.

여느 달동네처럼 소외되어 오다가 2009년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다시 마을에 활력이 생기고 외부 사람들이

찾아오는 유명 명소가 되었습니다.

 

출처: 감천문화마을 홈페이지

 

출처: 다음지도

저는 부산 사상터미널에 도착했기 때문에 맨 아래 있는

코스 중 버스노선을 택했습니다.

다행히 퇴근시간대는 아니어서 지하철보다는 버스를

선택했는데 이유는 지하철 노선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노선이

지역을 약간 우회해서 돌아가는 코스입니다.

하지만 시내버스는 '구덕터널'을 관통해서 가기 때문에 차가

막히지 않는다면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마을버스 내부 촬영
출처: 다음 지도 로드뷰

감천 사거리에 내려 마을버스로 갈아타고 출발했습니다.

관광객은 거의 없고 저를 제외한 모든 분이 여기 주변에

거주하시는 분들 뿐이었습니다.

약 20분 정도 마을버스로 가파르고 좁을 길을 오르는데,

기사분의 운전 솜씨는 대단했지만

그래도 안전은 좀 생각하셨으면 했습니다.

부산이 눈이 많이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참 다행이구나 생각했지만 그래도 경사도가 상당해서

걱정은 좀 되었습니다.

 

"

감천 문화마을 야경을

같이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

 

곳곳마다 설치된 작품들은 자기를 돋보이기 보다 마을을 돋보이고 작품은 거기에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런운 모습 그대로 입니다.
저 멀리보이는 곳이 영도입니다.
낮에 오시는 분들은 이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분명 야간을 염두해 두고 만든 작품일 것입니다. 야간에도 조명과 함께 그렇게 튀지도 않으면서 감천문화마을과 어울리는 작품을 많이 감상 할 수 있었습니다.

 

경사지 마을이다보니 보시는 것처럼 거대한 옹벽이 곳곳마다 세워져 있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 커다란 옹벽 캔버스에 미술작품이 수 놓아져 있는 것을 많이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애교가 넘치는 작품들이 골목 곳곳에 숨어 있어 발견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계단에 그려진 집들이 이 마을을 축소해 놓은 듯 합니다.

 

지역 주민이나 방문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작품입니다.

 

화려하고 다가가기 힘든 작품이 아닌 지역과 너무 잘 어울리는 것 들이 골목 골목에서 반겨줍니다. 얼굴 표정에서도 이 지역주민을 많이 관찰한 것이겠지요?

 

마을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복잡한 시간대 보다는 조용하고 차분히 감상할 수 있는 이 시간대를 선택한 것 같습니다.

 

빈집 등을 활용해 게스트하우스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냥 스쳐지나가는 장소가 아니라 하룻밤을 묵으며 소리와 냄새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출처: 감천문화마을 홈페이지

 

골목길은 한번에 만들어 지지 않습니다. 집과 담장. 길 바닥의 블럭과 시멘트, 슬레이트 지붕, 덧대어지 가림막, 최근에 만든 듯한 계단 난간 모두가 시간이 묻어 있는 곳입니다.

 

골목 사이사이에는 더 좁은 길들로 굽이굽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고된 몸을 이끌고 이 어둡고 컴컴한 골목을 힘겼게 올랐던 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이곳을 오르셨을지 궁금했습니다.

 

이 골목길은 수평적이기도 하지만 입체적이기도 합니다. 수평으로 걷다가 그 골목 아래를 걷는 사람과 만나며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물건을 주고 받을 수 있을 만큼 인간적입니다.

 

자연 재생적 도시는 어찌보면 '나무의 뿌리'같아. 하나의 무언가가 처음 생겨나고 비슷한 것들이 주변에 생겨나고 그 사이에 길이 생기고... 그리고 그것을 확대해 보면 기존의 것들을 피해 계속해서 그 영역을 뻗어나가고 있으면서도 모두가 공존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별 보러 가는 계단

 

골목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계단'입니다. 처음에는 이름이 너무 멋있고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 계단을 오르면 아름다운 하늘의 별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하지만 이 계단이 이 분들에게는 삶의 또 다른 무게였으며 거기에 유래된 이름이라는 것을... 저도 한계단 한계단 조심스럽게 올랐습니다.

 

마을 한가운데 지역아동센터도 예쁘게 잘 지어져 있습니다. 낮에와서 보았다면 그냥 스쳐지나갈 건물이었지만, 깊숙한 곳에 아직 까지 환하게 켜져 있는 불빛은 아이들이 아직도 집에 가지 못하고 일터에 나가신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다는 애처러움을 대신하는 듯 했습니다.

 

이 마을은 경계가 모호합니다. 집과 마당그리고 길까지 어디가 경계인지 모릅니다. 흘러 흘러 이 공간 속으로 더욱 빠져듭니다. 그래서 더 매력적인지 모르겠습니다.

 

디자인은 최신이지만 저 공중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의 설레임과 절실함은 시간이 흘러도 예전 그대로 일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사용해 본지 십여년이 넘은 듯 합니다.

 

동네에서 가장 부지런한 곳 중 하나가 '목욕탕'입니다. 늦은 저녁과 이른 새벽부터 피로에 지친 사람들을 맞이해 왔던 곳. 지금은 대형 찜질방 등에 밀려 지금은 많이 찾아 볼 수 없지만, 어린 시절 아빠 손잡고 갔던 동네 목욕탕이 그립습니다.

 


마치며....

 

처음에는 관광명소라고 해서 단지 유니크하다고 해서 찾은 곳이었습니다. 미술작품으로 마을을 살렸고, 벽화가 칠해져 있는 모습을 보기 방문했지만... 하지만 그런 겉모습보다는 야간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 장소의 본질인 사람 사는 곳이라는 것을 더욱 뚜렷이 볼 수 있었습니다. 창가에서 길가에서 묻어 나오는 고요함과 사람 냄새... 우연히 만난 길고양이까지 어린 시절을 회상해 볼 수 있었고, 여기 사신 분들의 인생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조심조심 골목길을 걸어 다녔습니다. 왠지 그냥 구경하는 사람으로 비치기 싫었고 죄송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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